평범한 직장인이 금융회사 임원이 되기까지
처음부터 임원을 목표로 설계한 커리어는 아니었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경험을 다음 일의 자산으로 만들어 온 시간이 어느새 하나의 전문성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정해진 길은 아니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금융회사 임원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눈앞의 일을 잘 해내고 싶었고, 고객이 겪는 불편과 조직이 풀어야 할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했습니다. 돌아보면 커리어의 방향은 거창한 계획보다 매 순간 어떤 문제를 맡고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이동과 역할 변화도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이전 경험이 쓸모없어진다고 생각하기보다 새로운 자리에서 무엇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찾았습니다.
IT·고객경험·콜센터에서 배운 것
IT 서비스 현장에서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만큼 이용자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고객센터에서는 수많은 목소리 속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찾고, 현장의 직원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와 환경을 바꾸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서로 달라 보이는 경험들은 결국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고객의 말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며, 여러 부서와 함께 해결책을 실행하는 힘이었습니다. 이후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를 맡았을 때 이 경험은 든든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라는 전문영역을 만들어가다
금융소비자보호는 단순히 민원에 답하거나 규정을 지키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상품, 영업, 상담, 보험금 지급과 경영진의 의사결정까지 회사의 거의 모든 과정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현장을 이해하면서도 독립적인 질문을 던져야 했고, 소비자의 관점을 조직이 실행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았던 것은 아닙니다. 법과 제도를 공부하고, 사례와 데이터를 반복해서 살피며, 실패와 시행착오에서 배웠습니다. 그렇게 쌓인 경험이 누구나 대신하기 어려운 전문성이 되었습니다.
전문성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직급이 기회를 만든 때도 있었지만, 더 오래 남은 기회는 특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에서 왔습니다. 어려운 민원, 조직 간 갈등, 새로운 제도와 평가처럼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과제를 맡을수록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연결해야 했습니다.
전문성은 한 분야에 오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생기지 않았습니다. 경험을 정리하고,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관리자와 임원, 그리고 CCO로서 배운 책임
관리자가 된 뒤에는 내가 일을 잘하는 것보다 구성원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임원이 된 뒤에는 오늘의 결정이 고객과 직원, 회사의 신뢰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를 더 멀리 보아야 했습니다.
CCO로 일하며 배운 리더십은 언제나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할 때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분명한 입장을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성과와 보호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 때 지속가능한 선택을 찾는 것도 리더의 책임이었습니다.
퇴임 이후, 다시 전문성을 만들어가는 시간
회사를 떠난 뒤에는 직함이 아니라 내가 축적한 경험으로 다시 서야 했습니다. 강의와 연구, 저술과 자문을 통해 현장에서 배운 것을 정리하고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와 디지털 금융이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에 던지는 새로운 질문을 공부하며 다음 전문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후배 직장인들에게는 완벽한 경력 경로를 먼저 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맡은 일에서 남들이 지나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 경험을 기록하고, 꾸준히 자신의 언어로 설명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은 전문성이 쌓이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줍니다.
커리어는 한 번에 완성되는 계획이 아니라, 오늘 맡은 일을 통해 전문성을 쌓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